할머니가 보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 원두를 갈다가 문득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었다.
1901년생, 1990년에 돌아가신 내 외할머니. 
이화학당을 나오셨고 19살 늦은나이 안동김씨네 시집가셔서
신랑 개종시키고 함께 집을 나오신 분.
1945년까지 자식 열을 낳고 그 자식들의 손자를 대부분 키우신 분.
그 손자들 중에... 우리 어머니가 막내이니 내가 마지막 손자이다.
70년대 후반부터 돌아가시는 15년 간
바쁜 우리 어머니를 대신해서 나를 돌봐주셨던 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씀과 찬송 기도를 쉬지 않으셨던 분.
일년에 성경 7독하시며 
여든 나이에도 나와 인천, 춘천을 오가던 곱고 고운 분.

그런데 그분이 그리운 날이 지난 20년동안 제대로 없었다.
아 벌써... 20년도 더 넘었구나....
내게 언제나 용기를 주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할머니.
처음 혼자 한글을 깨치고 편지를 쓰던 날도 처음 봐주시던 분.
비오는 날 우산갖고 학교오신 내 할머니... 그분이 그립다.

지금 보면 날 참 더 뿌듯해하시려나...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가 그립다.
이제 할머니가 그리운 걸 보니... 고장난 감성도 거의 다 고쳐져가는건지...
할머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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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감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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